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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단막극.. 결혼은 연속극
글솬이
2022. 3. 31. 11:11
연애는 제 아무리 치열해봐야 당일 에피소드 당일 종료되는 단막극이다. 주제는 언제나 단 하나. 뭐, 사랑이지. 에피소드 유형에 따라서는 'To be Continued'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음날은 또 다음날의 에피소드가 펼쳐지게 되어 있다. 스킨십의 진도와 미래에 대한 합의 정도에 따라 관계가 일정 정도의 변곡점을 지나면 아예 별도의 시즌이 새로이 전개되기도 하나, 단막극이란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결혼은 매일의 에피소드가 따로 존재하기는 커녕 막간도 없고 주제도 없고 끝도 없고 돌릴 채널도 없는 무한 재방 연속극이다. 하여 연애가 일신우일신의 에피소드를 위해 낭만적, 육체적, 정서적, 지적 교감능력과 상상력, 순발력, 공감각, 감수성 등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면 결혼이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맷집 되시겠다.
<출처: 한겨레 매거진 e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