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솬이
2022. 6. 21. 17:57
난 1년 중 1월이 가장 좋다. 무엇보다 내 생일이 있기도 하지만, 두려움과 설렘이 함께 하는 새로운 날들이 내 앞에 활짝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1월을 알싸하게 매운 겨울 추위 속에서 맞을 수 있는 것에도 감사하다. 만약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몇몇 나라들처럼 한여름에 새해가 시작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만 해도 머릿속이 흐릿해지는 기분이다. 춥지만 투명한, 그래서 정신이 반짝 나는 겨울에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으랴.
지나간 날들은 이미 지나갔기에 그것으로 족하다. 그 속에 영광이 있었든 실패가 있었든 어차피 다 지난 일이다. 왈가왈부한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앞에 놓인 새로운 날들은 앞으로의 365일은 다르다. 그것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빈 시공간이다. 내가 그 속에서 무엇을 찾아낼지 나는 아직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