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 -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

알랭 드 보통 -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 청미래

 

알랭드보통 특유의 담담하면서, 그 속은 단단한 깨달음으로 가득 차 있는 문장을 좋아한다. 이 책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와 관련된 책인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의 번역본이다. 가장 최근에 발견된 미국판 원서를 번역한 것이라고 한다. 프루스트의 작품, 그리고 그의 인생과 관련된 내용을 마치 자기계발서처럼 구성하여, 독자들에게 인생 꿀팁을 던져주는 느낌을 준다. (ex, 오늘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프루스트의 작품은 대작이긴 하지만, 정말로 그 양이 방대하고 줄거리가 난해해서 정말 시간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얘기를 작가들의 인터뷰에서 본 기억이 있다. 이 책은 요약, 혹은 발췌 느낌으로 프루스트의 일부들을 모아 놓은 책이긴 하지만, 알랭 드 보통 특유의 문체와 어우러져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잘 구성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엄청나게 예민하고 뛰어난 관찰력으로 풍부한 상상력, 감수성을 지닌 프루스트지만, 그 감각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이 신체적, 가족사로부터 그의 고통, 성격에서 비롯됨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가지고, 알랭 드 보통은 우리에게 ‘성공적으로 고통 받는 방법’ 의 깨달음을 준다. 프루스트와 알랭 드 보통이 알려준 방법 중 가장 크게 와 닿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가 죽음의 위기에 놓인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라는 신문 기고에 프루스트가 답한 글>

 “귀하가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죽음의 위기에 놓인다면, 삶이란 갑자기 우리에게 너무 훌륭해 보일 것 같습니다.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뭐든지 끝없이 미루기만 하는 우리의 게으름 때문에 우리의 계획, 여행, 정사들은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 파국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가운데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의 삶을 사랑하기 위해 굳이 파국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 그리고 당장 오늘 밤에도 죽음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는 것 만으로도 그러기에는 충분하리라고 봅니다."

 

2020 서평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