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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이론
스리랑카 - 1 본문
2020.01 첫 번째 방문
1.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태 방문한 어떤 나라보다 강렬하고 많은 기억과 추억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마구 지껄이기로...
2. 다른 어떤 나라야 안 그렇겠냐 만은 스리랑카는 유독 한 달 정도 넉넉잡고 여행하고 싶은 나라 중에 한 곳이었다. 그래서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첸나이 생활을 정리하고 복귀할 때 한 달 정도 일주하겠다 다짐 해왔으나 인도 안에서는 마땅히 가고 싶은 곳도 없고, 동남아 국가들도 크게 감흥이 없던 차 이래저래 급 스리랑카 행을 결정했다. 한 달은 커녕 열흘 채 안되는 8일 남짓한 일정이지만 무말랭이 무지랭이 같은 월급쟁이에게 퐁갈 연휴와 주말, 연차를 꽉 채워 만든 이 휴가도 감지덕지.
3. 그 어느 때보다 무계획으로 출발한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계획한 건 꽤 지난 쿠바 혼여행의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한 도시와 여행 컨셉 정도. 첸나이에 있는 이상 언제든 스리랑카는 또 갈 수 있다는 근자감과 일주일의 일정에 무리하여 3개 도시를 방문 후 탈이 났던 쿠바 여행을 떠올리며 내린 결정이었다. 그리고 산이냐 바다냐. 동쪽 해안이냐 서쪽 해안이냐 고심하다 결국 갈 곳: 서쪽 해안도시 갈레, 웰리가마 / 할 것: PADI 오픈워터 다이빙 자격증 취득, 서핑 정도로 생각해둠.



4. 그렇게 시작된 여행 첫 날. 은행 6시 30분 정시 퇴근 후 좀비의 모습으로 공항에 도착했다. 꼭 예정된 여행인 듯 또는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듯 여태 해온 듯 숙소 예약도 공항 가는 길에 대충~ 숙소 예약도 대충~ 누가 억지로 보낸 출장도 아닌데 미루고 미루다 비자까지도 도착 비자를 겟..ㅎ 새벽 2시가 넘어 도착한 콜롬보 공항은 커리향 나는 그 곳의 공항과 달리 깔끔하고 안전했다. 무사히 우버를 잡아 타고 새벽 3시가 넘어 아침 기차 시간까지 잠시 눈만 붙일 호스텔에 도착했는데 급 예약 한 곳 치고 좋은 시설에 당황함. 누가 보려나 싶지만 막간 가성비 오지는 콜롬보 호스텔 2곳 추천 갑니다 (콜롬보 포트 - ? 구글맵 찾아서 나중에 올릴게요)



5. 운송 수단은 역시 스리랑카에 가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였던 기차. 기차 출발 시간과 기차역 위치도 전날 눈 감기 전 대충 서치 했는데 기차에 일단 올라가고 나서는 첫 번째 목적지 갈레 포트까지 정말 순조로웠다. 출발 5분 전 기차역에 도착해 좌석은 뭐 입석도 아니고 가방을 옆에 내려 놓고 기차 출입문에 걸터앉았다. 그 자리에 앉아서 바라 본 풍경이 말 그대로 어마무시했다. 사실 쏟아지는 스리랑카 여행 후기들이 론니플래닛과 개인블로그에 여태 작은 것에도 감동 받기를 잘하는 서양인 여행자들이 한껏 부풀려 남긴 여행 후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콜롬보-웰리가마 해안가 구간은 실제로 상상 이상이었으며 평화 그 자체였다. 우리나라 비둘기 호보다도 더 된듯한 구닥다리 기차는 때로 머리카락이 귀싸대기를 때릴 정도로 빠르게, 때로는 반대편 선로에서 달려온 기차에서 어떤 아저씨가 우리 기차로 환승할 정도로 느릿느릿 움직이며 스리랑카 서쪽 해안을 따라 달렸다. 자연 풍경 못지 않게 사람 구경 좋아하는 나는 기차 안에서 마주친 사람들까지도 기억에 담았다. 막 완공이 되어가는 콜롬보의 고층 빌딩들을 짓고 있는 노동자들, 이름을 알 수 없는 해변가에서 바다 낚시를 즐기는 현지 강태공들, 온갖 빨래와 집안 살림들을 밖에 마구 널어 놓은 판자촌에 사는 주민들이 기차 한 켠 바닥에 주저 앉아있는 나와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건네었다. 스리랑카 또한 타밀 영향을 받아서인지 정확히 뭔지는 몰라도 명절을 즐기는 듯한 가족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마주했다.





6. 세 시간 반 정도의 이동 시간 동안 질리도록 자연 구경, 사람 구경하다 혼자 떠난 여행길 심심하지 말라고 우리 영업점에 파견 나와 계신 모 대리님이 무려 한국에서 선물이라 챙겨주신 책을 읽어보려 시도했으나, 1년 독서량을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본인에게 달리는 기차에서 독서란 보통 난이도가 아닌데다 어깨 가벼운 여행을 추구하는 내게 하드커버 책이라니.. 완곡히 거절했지만 돌아오면 선물 도로 뺏어서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 예정이니 이번 시간 날 때 읽고 와라를 시전하셨고, 결국 짐꾸러미에 넣었다. 8일 여행 동안 천천히 완독하자 여행길 시작 무렵 다짐했으나, 이미 여행이 끝나고 남기는 기록이기 때문에 미리 스포하자면 실패. 그럼 그렇지 ~
7. 스리랑카는 여행객들이 정말 많은 나라다. 그런데 왠지는 몰라도 여행객 대부분 유럽에서 온 서양인들이었고 동양인은 정말 보기 드물었다. 그래서 기차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담스러운 시선을 느끼고 쓱 쳐다보면 그제서야 용기 내어 어디서 왔냐 묻는 현지 사람들. 한국 사람이라 하니 자신의 형제가, 사촌이, 조카가, 지인이 한국에 일하러 갔다며 정말 좋은 나라라며 한국과 한국인을 좋아해주는 모습에 낯이 간지럽다. 그 기분이 어떠한 종류의 선민의식도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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