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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수재니스 -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

글솬이 2022. 3. 28. 14:54

닉 수재니스 -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 책세상

 

[하버드 대학에서 출간한 최초의 만화 철학 ] 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그래픽 노블(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 장르의 걸작으로 뽑히는 작품이다. 일반 만화보다는 철학적이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며, 복잡한 이야기 구조 작가만의 개성적인 화풍을 드러낸다. 명료한 글과 강렬한 그래픽으로 이루어진 책을 통해 작가는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이 말과 글이라는 감옥에 갇혀 제한적으로 표현될 수도 있으니,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만화를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도 관점을 다양화 하는 괜찮은 방법 하나라고 제안한다.

 

장르적 특성과 제목에서 짐작해 있듯 작품은 평평(flatness)하고 단순한 사고에서 벗어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인 언플래트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오늘날 우리는 모두 좁은 틀에 갇혀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사고가 경직된 채로 그저 앞서 갔던 사람의 뒤를 쫓아 일렬로 걸어가고 있을 뿐이다. 사회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같은 것만 주입하면서 정답 맞히기만 강조하고, 정량 평가를 통한 세우기에 급급해 왔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개성 없이, 협소하고 획일화된 삶을 살고 있다. 이러한 생각과 삶의 단조로움 혹은 뻔함은 '시야의 제약'에서 부터 시작된다. 시야가 좁으니 단편적으로 보고, 판단하고, 상상하고, 그렇게 살아간다

 

저자는 우리의 생각이 구체화 되는 사유의 방식(생각의 형태) 시각적 사고(visual thinking)이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은보는 행위자체에 대한 사유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다양한 관점의 사고를 위해서는 시각적 사고를 통해 삶에 대한 입체적 관점을 가지고, 다른 사람과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관계를 통해 관점을 지속 확장하여, 차츰차츰 시야를 넓혀 상상력에 한계를 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다른 틀에 독자를 가두는 것이라며 알려주지 않는다. 저마다의 철학적 사고를 요구하는 끝맺음이라 정답을 찾는 이들에게는 다소 허무하게 다가올 수는 있으나, 한번은 스스로 생각해 봄직한 주제이다.


뛰어난 사상가를 탄생시키려면 뛰어난 관찰자를 먼저 육성해야 한다. -p89

인간은 질문을 멈추는 순간 온몸이 얼어붙고 죽은 것과 같은 상태, 방전 상태가 된다 -p118

일상적인 것 너머의 낯선 차원으로 몸을 던지려면 우리의 시야는 열려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상상력으로 가득한 춤사위는 활발하고 생생하게 유지해야 한다. 우스꽝스러운 걸음을 걸어보는 매우 단순한 시도만으로 우리는 그렇지 않다면 보지 못했을 다른 차원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 있게 된다. 앞으로도 비는 계속 내리고 판에 박은 듯한 길은 생기겠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노래하고, 춤추고, 새로운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p121

우리의 눈이 시선의 끊임없는 움직임을 통해 관점을 새롭게 하듯, 사유를 촉발하고 전복하는 수단 역시 역동적인 관계 안에서 발견된다. 우리는 언플래트닝을 통해 세상을 향해 눈을 뜬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게 된다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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