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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이론
문유석 - 판사유감 본문
문유석 - 판사유감, 21세기북스
법원 인트라넷의 게시판에서 시작된 글이고, 잠정적 독자가 같은 판사들이었으니, 무거운 주제를 최대한 가볍게 풀어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가득하다. 게다가 작가가 30대였을 무렵(약 10년 전)에 쓴 글이기도 해서 최근에 나온 그의 작품(개인주의자 선언, 쾌락독서 등)들에 비해선 조금은 더 가볍고 덜 정제된 느낌이 든다. 반면, 그렇기에 더 진솔한 느낌이 들었고, 드라마나 영화 속의 법조인들에게서는 보지 못했던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애환, 가부나 시비를 판단할 때의 어려움, 직장인으로서 밖으로부터 받는 오해와 비판 등에 고뇌하는 모습이 담겨있어, 더 공감이 갔다.
게다가, 내가 평소에 다소 감정적으로, 또는 나만의 얄팍한 지식을 기준으로 판단했던 일들이 과연 맞았던 것인가? 그 이유는 타당했을까? 라고 뒤돌아 보게 했다. 나와 같은 대다수의 국민 정서와 실제 법률에 대한 차이로 인해 우리 사회는 다수의 판결에 대해 불만이 많다. 물론, 흉악범들에 대한 형벌이 조금은 더 가혹해져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법에 대해 조금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성적으로 되짚어 보아야 하는 부분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세상의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책이나 신문기사를 읽으면 눈물을 흘리지만 정작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하니 제겐 사회도, 인간도, 추상과 관념 속의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어차피 못 갚는 빚, 무의미한 숫자를 지워 주고 경제활동에 복귀하여 자기 앞가림이라도 할 수 있게 해 주지 않으면 결국은 이 사람들은 국민 세금으로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하는 사회복지의 대상자가 되거나 심하면 홈리스, 범죄자가 되어 또 다른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킬 수 도 있습니다. 무엇이 사회전체에 이익이 되는 걸까요? 현실은 영화와 다릅니다. 모든 갈등에는 빙산처럼 수면 밑에 더 거대한 뿌리가 있고, 해피엔딩은 쉽게 얻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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